또 한 차례 대규모 감원 소식이 피어나고 있는, 뉴욕 타임즈(NewYork Times), 월스트릿저널(Wall Street Journal) 등의 대표 언론사들과 다르게 채용 인원을 오히려 늘리며 승승장구하는 신문사가 있다. 바로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 이야기이다. 오늘은 워싱턴 포스트가 어떻게 온라인으로 체질 개선을 하고, 기존 언론사가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을 타개했는지 알아본다.
워싱턴 포스트의 '신의 한수'는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인 Jeff Bezos에게 인수를 당한 것이었다. 2013년 8월,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이 아닌 베조스 개인 자격으로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했다. 당시 언론계의 반응은, 아무리 아마존의 베조스라도 언론사의 운영은 사기업과 그 성격에서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이 더욱 많았다.
@아마존과 비슷한 전략으로 전세를 뒤집은 워싱턴 포스트지
하지만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베조스의 인수 후 1년 사이 순방문자수 70% 이상 증가 (2015 콤스코어 자료), 15년 하반기에는 트래픽 측면에서 뉴욕 타임즈를 앞지르는 쾌거를 이룬다. 더 주목해야할 것은 미국과 유럽의 대다수 신문사와 다르게, 워싱턴 포스트는 저널리스트와 엔지니어들을 고용하며 신기술에 투자하고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프 베조스의 마법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인터뷰를 통해 엿보자.
언론 사업에 대해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있죠. 재무 검토를 한 후에, 워싱턴 포스트를 인수한 이유입니다.(2014 Business Insider Interview)I didn't know anything about newspaper business... but I did know something about the internet. That, combined with the financial runway that I can provide, is the reason why I bought The Post.
1. 디지털화에 앞장서다.
제프 베조스는 먼저 온라인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재단장했다. 워싱턴 포스트와 뉴욕 타임즈의 오늘자(2017년 2월 11일) 웹 버전 홈페이지 메인에 들어가보았다.
워싱턴 포스트의 레이아웃은 상단 메뉴바의 간소화, 특보의 상단 배치, 2단으로 나뉘어진 지면(3단이지만 오른쪽 지면은 배너 광고 + 비디오 등 영상 자료 위주로 이루어짐), 폰트 크기 및 행간 조정으로 가독성을 높이는 등등을 통해 웹에서도 '모바일 최적화'에 신경쓴 것이 보인다. 반면, 뉴욕 타임즈의 웹 버전 메인 페이지는 기존 종이 신문의 레이아웃과 비슷하다. 저 어마무시한 광고 지면을 빼고도 말이다.
디지털화는 단순히 레이아웃 변경에서만 이뤄진 것이 아니다. 내용도 온라인 독자들을 위한 섹션이 생겼는데, 예를 들어 모닝 믹스(Morning Mix) 섹션에서는 버즈피드나 허핑턴포스트가 다룰만한 가볍고 짧은 글 위주가 올라온다. 포스트에브리띵(PostEverything) 섹션에서는 WP 기자 외에 모든 사람이 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더모스트(TheMost)에서는 경쟁사 기사 중 인기 기사를 모아 보여주기도 한다.
기사와 콘텐츠의 배포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 트위터, 아마존 '킨들', 링크드인, 스냅챗, 핀터레스트 등 웬만한 소셜 미디어는 모두 연동되어있다. 사실 이는 신문사 입장에서는 자사 트래픽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쉽게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베조스는 과감히 던진다. '더 많은 독자에게 더 저렴하게' 제공한다는 아마존의 전략처럼, 일단 경험하게 하고 충성 고객으로 변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사람이 미래, 아니- 돈이다.
2. 사람에 대한 투자로 콘텐츠 생산에 힘을 더하다.
지난 20년간 전체 일간지의 저널리스트 20,000명이 해고되었다고 한다. 20,000명은 전체 저널리스트의 약 1/3에 해당되는, 엄청난 수인데 워싱턴 포스트는 100명의 저널리스트, 35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한다. 무조건 콘텐츠가 많아야 독자들이 찾는다고 생각한 베조스는 저널리스트를 고용했고, 지금은 하루에 1,200개의 아티클이 생산된다.
엔지니어의 고용은 테크 회사로 변모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IT 기술을 이끄는 아마존의 수장으로의 힘이 보이는 전략이기도 한데, 일단 기술을 이용해 고객에 대해 알고, 그 정보를 이용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 전략이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는 세 번째 이유에서 알아보도록 하자.
3. 미디어 테크 회사가 되다.
워싱턴 포스트는 엔지니어를 고용하며 자체 개발 CMS를 만든다. CMS란 Content Management System으로 콘텐츠 생산을 돕는 모든 기술,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기사를 쓰면 태그가 자동 입력된다거나, 기사 작성시 알고리즘이 즉각적으로 사실 확인(Fact Check)을 한다거나 이미지와 영상 등을 재조합해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등이다. 광고 상품을 통합하여 구글 애널리틱스처럼 분석이 가능하기도 하고 그 범위와 기술의 한계가 없다.
워싱턴 포스트의 '아크(Arc)'라는 CMS은 여러 헤드라인과 스토리 형식의 A/B 테스팅을 통해 좀 더 효과적인-즉, 독자가 좋아하고 많이 읽는- 형태의 기사로 만들어준다. 아마존이 가장 잘하는 '추천 시스템'을 도입하여 한 사람 한 사람 독자의 기호에 맞춘 체계적 분석과 마케팅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아크를 내부에서만 사용하지않고 또 하나의 사업 기회로 본 것도 흥미롭다. 바로 이 아크를 아웃소싱 판매하여 1억 달러의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지의 사례로 알 수 있듯이, 뉴미디어의 생존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철저한 모바일화, 독자가 원한다면 레이아웃은 물론 내용도 바꿔야한다. 아웃스탠딩처럼 기사체마저도 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한다. 그리고 기술력.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아서는 시대를 이끌 수 없다.
Circa라는 스타트업이 있었다. Circa는 뉴스를 토막내서 짧은 뉴스로 나누고, 테마 단위로 재구성하는 등 큐레이션을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 언론 시장을 혁신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아 50억 이상의 투자를 받은 회사였다. 하지만 2015년 6월에 파산하고 마는데, Circa만의 저널리즘 원칙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콘텐츠 생산자의 경쟁력은 콘텐츠에서 나와야한다는 것! 기술력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잡을 수는 없다. SNS에서 소비가 잘되도록, 공유가 잘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을 지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 언제, 어디서나 본질을 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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